[인터뷰] 화천 KSPO서 14년째 지휘봉
지난해 정규리그 2위 이어 올해 정상 등극
영
강재순 감독과 화천 KSPO 선수들(KSPO 제공)
(서울=뉴스1) 안영준 기자 = 여자 실업축구 WK리그 화천 KSPO 창단 13년 만에 우승을 이끈 강재순(60) 감독이 "새로운 시대를 열었다"며 활짝 웃었다.
KSPO는 지난 26일 경남 창녕스포츠파크에서 열린 창녕WFC와의 WK리그 2024 최종 28라운드에서 4-0 대승을 거뒀다. 이로써 KSPO는 26승 8무 4패(승점 56)로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 챔피언결정전에 직행했다.
2011년 창단한 KSPO는 지난해 2위에 이어 올해 역사적인 첫 정규리그 1위를 차지했다.
지난 시즌까지 WK리그 통합 11연패를 달성했던 현대제철은 4위에 그치며, 플레이오프(PO) 진출에 실패했다. 오랫동안 '절대 1강'으로 군림했던 현대제철의 충격적 탈락과 동시에 새로운 챔피언이 등장했다.
화천 KSPO 강재순 감독. 2024.3.12/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역사를 쓴 다음 날인 27일, 강재순 감독에겐 축하 전화가 쏟아졌다. 강 감독은 껄껄 웃으며 "현대제철만 하던 우승을 우리가 일궈서 기쁘다. KSPO에서 꼭 우승을 해 보고 싶었는데 그걸 해내 자부심도 크다"고 소감을 전했다.
오랜 시간 중위권에 머물렀던 KSPO는 지난 시즌 정규리그 막판까지 1위를 질주하며 돌풍을 일으켰던 바 있다. 하지만 마지막 두 경기 중 한 경기만 이겨도 확정할 수 있던 상황서 연달아 미끄러지며 1위를 놓쳤고, 결국 챔프전 출전조차 하지 못했다.
강 감독은 "지난해 참 많이 아쉬웠다. 올해 또 현대제철에 우승을 뺏기고 싶지 않았다"면서 "선수들에게 '작년의 후회를 되풀이하지 말자'고 주문했던 게 시즌 내내 동력이 됐다"고 설명했다.
이번 시즌 KSPO는 반대로 현대제철을 추격하는 입장이었지만, 이번엔 끝까지 흔들리지 않고 최종전까지 승리하며 1위로 레이스를 마칠 수 있었다.
강 감독은 "이제 WK리그도 많이 평준화가 됐다. 우리 외에 다른 팀들도 현대제철을 많이 따라잡았다. 올해 KSPO의 우승은 현대제철 독주가 끝나고 함께 경쟁하는 시대의 시작을 의미한다"는 견해를 냈다.
이어 "우리가 정규리그 1위 등극을 보면서 '우리도 할 수 있겠다'는 마음을 가질 것이다. 또 현대제철은 현대제철대로 더 긴장하고 발전해, WK리그 전체가 더 좋은 경쟁을 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화천 KSPO 최수진을 포함한 선수단(WK리그 제공)
현대제철의 독주를 끊은 것 외에도 구단 내부적으로도 의미 있는 성과가 많다.
강 감독은 "(국민체육진흥공단 구단인) 우리 팀 모토가 '인재 양성'과 '사회 공헌'이다. 그래서인지 조금만 잘하면 다 다른 팀으로 떠나더라"고 농담한 뒤 "그래서 우승이 쉽지 않아 보였는데, 한계를 극복하고 선수들을 잘 성장시키는 과정 속에서 결과까지 만들어냈다"고 설명했다.
이어 "선수단, 구단, 프런트가 삼위일체가 돼 1위를 했다는 점이 더 뜻깊다. 구단 구성원 모두에게 고맙다"고 감사 인사도 전했다.
구단의 첫 우승으로 선수단 사기 진작에도 큰 도움이 되고 있다. 강 감독은 "2014년부터 11년 동안 KSPO에서 뛴 '맏언니'이자 우리 팀 최고의 선수 최수진(37)에게 꼭 별을 달아주고 싶다고 선수들에게 말했는데, 그 소원을 마침내 이뤘다"고 말했다.
이어 "다른 선수들도 마찬가지다. 선수 생활을 하면서 우승을 한번 해 보느냐 그렇지 않느냐는 큰 차이인데, 선수들이 긴 기다림 끝에 노력한 보상을 챙겨 받는 것 같아 기쁘다. 이는 우리 팀에 큰 자산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강재순 화천 kspo 감독(대한축구협회 제공)
강 감독 개인에게도 경사다. 강 감독은 강일여고, 강원도립대, WK리그 충남 일화 등에서 지휘봉을 잡은 뒤 KSPO의 초대 감독으로 부임해 14년 동안 이 자리를 지켜왔다.
강 감독은 "그동안 맡은 팀마다 우승을 해왔는데, 여기선 계속 우승이 없어 속상한 시간도 있었다. 그런 어려움을 다 이겨내고 우승해 14년의 시간에 대한 자부심이 더 생긴다"며 미소 지었다.
KSPO의 이번 시즌은 아직 끝이 아니다. 통합 우승이라는 다음 목표가 남아 있다.
KSPO는 11월 5일과 9일, 경주한수원과 수원FC위민의 PO 승자를 상대로 홈 앤드 어웨이로 챔프전을 치른다.
강 감독은 "정규리그 우승으로 선수들 자신감이 업그레이드됐다. 정규리그에서 우리 팀은 재미있고 즐거운 축구를 했다. 챔프전도 즐겁게 도전해 보겠다"고 밝혔다.
화천 KSPO 선수단(WK리그 제공)
안영준 기자 tree@news1.kr
[인터뷰] 화천 KSPO서 14년째 지휘봉
지난해 정규리그 2위 이어 올해 정상 등극
(서울=뉴스1) 안영준 기자 = 여자 실업축구 WK리그 화천 KSPO 창단 13년 만에 우승을 이끈 강재순(60) 감독이 "새로운 시대를 열었다"며 활짝 웃었다.
KSPO는 지난 26일 경남 창녕스포츠파크에서 열린 창녕WFC와의 WK리그 2024 최종 28라운드에서 4-0 대승을 거뒀다. 이로써 KSPO는 26승 8무 4패(승점 56)로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 챔피언결정전에 직행했다.
2011년 창단한 KSPO는 지난해 2위에 이어 올해 역사적인 첫 정규리그 1위를 차지했다.
지난 시즌까지 WK리그 통합 11연패를 달성했던 현대제철은 4위에 그치며, 플레이오프(PO) 진출에 실패했다. 오랫동안 '절대 1강'으로 군림했던 현대제철의 충격적 탈락과 동시에 새로운 챔피언이 등장했다.
역사를 쓴 다음 날인 27일, 강재순 감독에겐 축하 전화가 쏟아졌다. 강 감독은 껄껄 웃으며 "현대제철만 하던 우승을 우리가 일궈서 기쁘다. KSPO에서 꼭 우승을 해 보고 싶었는데 그걸 해내 자부심도 크다"고 소감을 전했다.
오랜 시간 중위권에 머물렀던 KSPO는 지난 시즌 정규리그 막판까지 1위를 질주하며 돌풍을 일으켰던 바 있다. 하지만 마지막 두 경기 중 한 경기만 이겨도 확정할 수 있던 상황서 연달아 미끄러지며 1위를 놓쳤고, 결국 챔프전 출전조차 하지 못했다.
강 감독은 "지난해 참 많이 아쉬웠다. 올해 또 현대제철에 우승을 뺏기고 싶지 않았다"면서 "선수들에게 '작년의 후회를 되풀이하지 말자'고 주문했던 게 시즌 내내 동력이 됐다"고 설명했다.
이번 시즌 KSPO는 반대로 현대제철을 추격하는 입장이었지만, 이번엔 끝까지 흔들리지 않고 최종전까지 승리하며 1위로 레이스를 마칠 수 있었다.
강 감독은 "이제 WK리그도 많이 평준화가 됐다. 우리 외에 다른 팀들도 현대제철을 많이 따라잡았다. 올해 KSPO의 우승은 현대제철 독주가 끝나고 함께 경쟁하는 시대의 시작을 의미한다"는 견해를 냈다.
이어 "우리가 정규리그 1위 등극을 보면서 '우리도 할 수 있겠다'는 마음을 가질 것이다. 또 현대제철은 현대제철대로 더 긴장하고 발전해, WK리그 전체가 더 좋은 경쟁을 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대제철의 독주를 끊은 것 외에도 구단 내부적으로도 의미 있는 성과가 많다.
강 감독은 "(국민체육진흥공단 구단인) 우리 팀 모토가 '인재 양성'과 '사회 공헌'이다. 그래서인지 조금만 잘하면 다 다른 팀으로 떠나더라"고 농담한 뒤 "그래서 우승이 쉽지 않아 보였는데, 한계를 극복하고 선수들을 잘 성장시키는 과정 속에서 결과까지 만들어냈다"고 설명했다.
이어 "선수단, 구단, 프런트가 삼위일체가 돼 1위를 했다는 점이 더 뜻깊다. 구단 구성원 모두에게 고맙다"고 감사 인사도 전했다.
구단의 첫 우승으로 선수단 사기 진작에도 큰 도움이 되고 있다. 강 감독은 "2014년부터 11년 동안 KSPO에서 뛴 '맏언니'이자 우리 팀 최고의 선수 최수진(37)에게 꼭 별을 달아주고 싶다고 선수들에게 말했는데, 그 소원을 마침내 이뤘다"고 말했다.
이어 "다른 선수들도 마찬가지다. 선수 생활을 하면서 우승을 한번 해 보느냐 그렇지 않느냐는 큰 차이인데, 선수들이 긴 기다림 끝에 노력한 보상을 챙겨 받는 것 같아 기쁘다. 이는 우리 팀에 큰 자산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강 감독 개인에게도 경사다. 강 감독은 강일여고, 강원도립대, WK리그 충남 일화 등에서 지휘봉을 잡은 뒤 KSPO의 초대 감독으로 부임해 14년 동안 이 자리를 지켜왔다.
강 감독은 "그동안 맡은 팀마다 우승을 해왔는데, 여기선 계속 우승이 없어 속상한 시간도 있었다. 그런 어려움을 다 이겨내고 우승해 14년의 시간에 대한 자부심이 더 생긴다"며 미소 지었다.
KSPO의 이번 시즌은 아직 끝이 아니다. 통합 우승이라는 다음 목표가 남아 있다.
KSPO는 11월 5일과 9일, 경주한수원과 수원FC위민의 PO 승자를 상대로 홈 앤드 어웨이로 챔프전을 치른다.
강 감독은 "정규리그 우승으로 선수들 자신감이 업그레이드됐다. 정규리그에서 우리 팀은 재미있고 즐거운 축구를 했다. 챔프전도 즐겁게 도전해 보겠다"고 밝혔다.
안영준 기자 tre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