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1편에서 이어짐
▲ 내 점수는? 5~60점대쯤 될 것
지난해 캐나다에서 열린 ‘2015 국제축구연맹(FIFA) 여자월드컵’은 김정미에게 인생에서 절대 빼놓을 수 없는 순간이다. 여자대표팀은 캐나다에서 사상 첫 16강 진출이라는 위업을 달성했다.
역사의 한 페이지를 멋지게 빛냈다. 한국축구를 아는 모든 사람들이 열광했고, 그녀들의 일거수일투족이 화제가 됐다. 하지만 얼마가지 못했다. 다시 한국 여자축구는 도전을 앞두고 있고,
여러 어려움과 맞서 싸우고 있다.
“월드컵에 다녀와서 인터뷰도 행사도 정말 많이 있었어요. 그런데 반짝 관심이었죠. 사실 안타까워요. A매치를 할 때도 조금만 더 관심을 받았으면 어땠을까하는 생각도 들고요. 이래저래 많은 걸 느꼈죠.”
산전수전 다 겪은 김정미는, 벌써 A매치 100경기 출전을 앞두고 있다. 현재까지 99경기다. 영광의 기록이 눈앞에 다가왔지만 그녀는 연연하지 않으려 한다. 현재를 즐기기 위한 그녀만의 방법이다.
“처음에는 80경기 쯤 뛰었을 때, ‘아 내가 100경기까지 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런데 어느새 여기까지 왔네요. 하지만 기록에 연연하지 않으려고요.
그러다가 다른 걸 놓칠 수도 있다는 생각 때문이에요.”
“몇 점을 주고 싶냐고요? 아...많이는 못 줄 것 같아요. 사실 대표팀에서 일본, 호주, 북한 등 저희보다 위에 있는 팀들을 만났을 때 실점도 많이 했어요. 그러면서 열심히 배우기도 했죠.
몇 점을 줘야하나...5~60점대?(웃음)”
▲ 엄마, 내가 열심히 뛰어야 하는 이유
그라운드에서 거침없이 달리는 김정미는, 귀여운 캐릭터 인형을 끌어안고 네일아트를 즐기는 천생 여자다. 특히 네일아트 실력은 수준급이다.
매끈하면서도 단단한 그녀의 손에, 세심한 네일아트가 곁들여지니 꽤 근사하다.
“네일아트 하는 걸 좋아해요. (손을 보여주면서) 이거 다 제가 했어요. 네일 공구를 홈쇼핑에서 다 팔더라고요.(웃음) 쉴 때는 여유롭게 네일을 하죠. 옛날부터 꾸준히 좋아했어요. 그런데 꽂혀있지는 않아요.
지금은 동계시즌이니까, 네일보다는 몸 관리에 더 집중하는 게 우선이죠.”
“요즘은 이런 저런 생각을 많이 해요. 특히 ‘제 2의 축구인생’에 대해 고민을 하고 있어요. 저는 축구선수를 정말 오래하고 싶어요. 할 수 있을 때까지 하는 게 꿈이에요. 제가 몸관리를 잘한다면 할 수 있겠죠.
그런데 저도 언젠가는 선수를 그만둘 거고, ‘그 때는 뭘 해야 할까’라는 생각이 드는 건 어쩔 수 없어요.”
매년 명절 때마다, 특히 설 연휴 때마다 김정미는 ‘축구선수’ 김정미로서 훈련에 집중하고 있다. 하지만 ‘딸’ 김정미로 초점을 맞춰본다면 그녀는 미안하고, 또 미안해진다.
특히 ‘엄마’라는 단어에는 유쾌한 그녀의 목소리도 가늘게 떨리기 시작한다.
“사실 엄마가 어제(인터뷰는 2월 4일에 진행됐다) 수술을 하셨어요. 많이 아프세요. 설 명절이 되면 엄마가 해준 떡국을 먹고 훈련했었는데...아무튼 제가 그걸 신경 쓰면 안 되기 때문에 열심히 훈련하고 있어요.
아무튼 이 이야기는 꼭 좀 써주셨으면 좋겠어요. 엄마한테 꼭 보여주고 싶어요.
가족들이 엄마를 많이 케어해주고 저를 걱정 안 시키려 하고 있는데, 제가 엄마를 정말 사랑한다는 걸 이번 기회를 통해 꼭 알려드리고 싶어요.”
김정미의 축구는 ‘현재진행형’이다. 그 무게가 결코 가볍지는 않지만, 유쾌하게 이겨나가려 한다. 물론 혼자 할 수 있는 일은 아니다. 주위에서 그녀를 지켜주고 응원해준 고마운 사람들이 있기에 힘을 얻는다.
“팬들에게 정말 고마워요. 특히 매번 훈련장이든 경기장이든 찾아서 응원해주는 팬들이 있어요. 어릴 때는 그분들을 보면서 ‘어떻게 저렇게 하지’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지금은 그분들이 대단해요.
제가 보답하는 건 운동장에서 열심히, 그리고 잘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거겠죠. 제가 그분들에게 뭔가를 주지 않아도, 그분들은 제게 항상 응원을 보내주세요. 진심으로 고맙습니다.”
글=안기희
사진=FA photos
- 1편에서 이어짐
▲ 내 점수는? 5~60점대쯤 될 것
지난해 캐나다에서 열린 ‘2015 국제축구연맹(FIFA) 여자월드컵’은 김정미에게 인생에서 절대 빼놓을 수 없는 순간이다. 여자대표팀은 캐나다에서 사상 첫 16강 진출이라는 위업을 달성했다.
역사의 한 페이지를 멋지게 빛냈다. 한국축구를 아는 모든 사람들이 열광했고, 그녀들의 일거수일투족이 화제가 됐다. 하지만 얼마가지 못했다. 다시 한국 여자축구는 도전을 앞두고 있고,
여러 어려움과 맞서 싸우고 있다.
“월드컵에 다녀와서 인터뷰도 행사도 정말 많이 있었어요. 그런데 반짝 관심이었죠. 사실 안타까워요. A매치를 할 때도 조금만 더 관심을 받았으면 어땠을까하는 생각도 들고요. 이래저래 많은 걸 느꼈죠.”
산전수전 다 겪은 김정미는, 벌써 A매치 100경기 출전을 앞두고 있다. 현재까지 99경기다. 영광의 기록이 눈앞에 다가왔지만 그녀는 연연하지 않으려 한다. 현재를 즐기기 위한 그녀만의 방법이다.
“처음에는 80경기 쯤 뛰었을 때, ‘아 내가 100경기까지 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런데 어느새 여기까지 왔네요. 하지만 기록에 연연하지 않으려고요.
그러다가 다른 걸 놓칠 수도 있다는 생각 때문이에요.”
“몇 점을 주고 싶냐고요? 아...많이는 못 줄 것 같아요. 사실 대표팀에서 일본, 호주, 북한 등 저희보다 위에 있는 팀들을 만났을 때 실점도 많이 했어요. 그러면서 열심히 배우기도 했죠.
몇 점을 줘야하나...5~60점대?(웃음)”
▲ 엄마, 내가 열심히 뛰어야 하는 이유
그라운드에서 거침없이 달리는 김정미는, 귀여운 캐릭터 인형을 끌어안고 네일아트를 즐기는 천생 여자다. 특히 네일아트 실력은 수준급이다.
매끈하면서도 단단한 그녀의 손에, 세심한 네일아트가 곁들여지니 꽤 근사하다.
“네일아트 하는 걸 좋아해요. (손을 보여주면서) 이거 다 제가 했어요. 네일 공구를 홈쇼핑에서 다 팔더라고요.(웃음) 쉴 때는 여유롭게 네일을 하죠. 옛날부터 꾸준히 좋아했어요. 그런데 꽂혀있지는 않아요.
지금은 동계시즌이니까, 네일보다는 몸 관리에 더 집중하는 게 우선이죠.”
“요즘은 이런 저런 생각을 많이 해요. 특히 ‘제 2의 축구인생’에 대해 고민을 하고 있어요. 저는 축구선수를 정말 오래하고 싶어요. 할 수 있을 때까지 하는 게 꿈이에요. 제가 몸관리를 잘한다면 할 수 있겠죠.
그런데 저도 언젠가는 선수를 그만둘 거고, ‘그 때는 뭘 해야 할까’라는 생각이 드는 건 어쩔 수 없어요.”
매년 명절 때마다, 특히 설 연휴 때마다 김정미는 ‘축구선수’ 김정미로서 훈련에 집중하고 있다. 하지만 ‘딸’ 김정미로 초점을 맞춰본다면 그녀는 미안하고, 또 미안해진다.
특히 ‘엄마’라는 단어에는 유쾌한 그녀의 목소리도 가늘게 떨리기 시작한다.
“사실 엄마가 어제(인터뷰는 2월 4일에 진행됐다) 수술을 하셨어요. 많이 아프세요. 설 명절이 되면 엄마가 해준 떡국을 먹고 훈련했었는데...아무튼 제가 그걸 신경 쓰면 안 되기 때문에 열심히 훈련하고 있어요.
아무튼 이 이야기는 꼭 좀 써주셨으면 좋겠어요. 엄마한테 꼭 보여주고 싶어요.
가족들이 엄마를 많이 케어해주고 저를 걱정 안 시키려 하고 있는데, 제가 엄마를 정말 사랑한다는 걸 이번 기회를 통해 꼭 알려드리고 싶어요.”
김정미의 축구는 ‘현재진행형’이다. 그 무게가 결코 가볍지는 않지만, 유쾌하게 이겨나가려 한다. 물론 혼자 할 수 있는 일은 아니다. 주위에서 그녀를 지켜주고 응원해준 고마운 사람들이 있기에 힘을 얻는다.
“팬들에게 정말 고마워요. 특히 매번 훈련장이든 경기장이든 찾아서 응원해주는 팬들이 있어요. 어릴 때는 그분들을 보면서 ‘어떻게 저렇게 하지’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지금은 그분들이 대단해요.
제가 보답하는 건 운동장에서 열심히, 그리고 잘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거겠죠. 제가 그분들에게 뭔가를 주지 않아도, 그분들은 제게 항상 응원을 보내주세요. 진심으로 고맙습니다.”
글=안기희
사진=FA photo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