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국가 부르는 이방인 감독도 한국 여자축구 ‘체력’엔 아쉬움
60대의 독일계 영국인 벨 감독은 한국, 그리고 한국 여자축구에 대한 애정이 깊다.2019년 지휘봉을 잡은 벨 감독은 언제부턴가는 짧게나마 준비해온 한국어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기 시작했다.2023 호주·뉴질랜드 국제축구연맹(FIFA) 여자 월드컵 첫 경기를 하루 앞둔 지난 24일 열린 기자회견에 참석한 벨 감독은 팀을 각별히 아낀다고 세계 취재진 앞에서 고백하기도 했다.벨 감독은 "한국에서 정말 잘 지내고 있고, 내게는 세계에서 가장 좋은 곳이 아닐까 한다"며 "우리 한국팀을 너무나도 사랑한다. 이런 생각을 항상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그런 벨 감독이라도 수장으로서 우리나라 여자축구의 전반적 수준에 대한 답답함은 완전히 숨길 수는 없는 모양이다.2014-2015시즌 독일 프랑크푸르트를 유럽축구연맹(UEFA) 여자챔피언스리그 우승으로 이끈 벨 감독은 유럽 선수들과 호흡을 맞추다 한국으로 넘어왔다.유럽에 비하면 전력 강화를 위해 손대야 할 부분이 많겠지만, 벨 감독은 우선 '체력'을 강조했다.체격에서 세계 강호들에 밀리는 한국 선수가 경쟁력을 갖출 방법은 체력뿐이라는 판단에서다. 이런 지론이 압축된 표현이 ‘고강도’다.훈련 때부터 강도 높게 선수들을 몰아붙여 경기 중 더 많은 스프린트를 선보일 체력적 기반을 닦는다.전력 질주 횟수가 늘면 체격이 작아도 공수 전환 속도를 높일 수 있다. 공세를 펼 때는 날카로워지고 수세에 몰릴 때도 수월히 막아낸다.이런 구상이 월드컵 첫 경기 상대 콜롬비아를 상대로는 통하지 않았다.후반 들어 움직임이 굼떠진 ‘가상 콜롬비아’ 아이티와 달리 콜롬비아 선수들은 경기 막판까지 지치지 않고 운동량, 속도를 유지했다.25일 콜롬비아에 0-2로 완패한 후 기자회견에 나선 벨 감독에게 '고강도 전략'이 세계 무대에서 통하지 않은 이유를 물었다.사실 벨 감독은 여러 번 유사한 답변을 내놨었다.지난 22일 이번 월드컵 기간 전용 훈련장인 시드니 외곽의 캠벨타운 스포츠 스티다움에서도 고강도 훈련의 성과에 만족하냐는 질문에 '전제'를 붙여 답했다.당시 벨 감독은 “처음에 선수들이 보여준 체력 수준을 생각하면 할 수 있는 선까지 향상했다”며 “당연한 말이겠지만, (훈련을 시작하기 이전에) 선수의 체력이 더 좋았다면 더 많은 것을 이뤄낼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고강도 훈련’이라는 개념이 흐릿한 한국 여자축구의 전반적 여건, 환경, 문화에 대한 아쉬움을 지우지 못한 것이다.여자 실업축구 WK리그 세종 스포츠토토를 이끄는 윤덕여 감독도 벨 감독의 ‘아쉬움’에 공감한다.2015, 2019 월드컵 당시 대표팀을 이끈 윤덕여 감독은 FIFA의 콘텐츠 플랫폼인 FIFA+와 인터뷰에서 “세계적으로 이전보다 (경기가) 역동적이고 남자축구와 비슷해지는 현상을 볼 수 있다”며 “체력적 문제가 가장 중요해졌다”고 말했다.이어 “내가 대표팀에 있을 때도 이야기한 문제”라며 “미국 대표팀 데이터를 우리 선수들과 비교한 적 있다. 90분간 뛰는 양은 차이가 없었다. 중요한 건 정말 필요할 때 빠르게 드리블하고, 공수 전환 속도를 높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그러면서 “그게 정상급 팀들과 차이점”이라며 “WK리그에서도 이런 부분이 실현돼야 한다. WK리그 자체적으로 이런 ‘고강도’의 경기 운영이 이뤄질 때 대표팀에서 상위 팀과 경기해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다”고 짚었다.이는 정확히 벨 감독이 지난해 7월 파주 국가대표팀 트레이닝센터에서 취재진과 만나 강조한 내용과 겹친다.당시 벨 감독은 수첩을 펴더니 적어둔 자료를 볼펜으로 두드리면서 WK리그와 해외 리그 사이 활동량 차이는 없지만 스프린트 횟수에서 큰 차이를 보인다고 말했다.해외파가 많지 않은 상황에서 대표팀의 ‘토양’인 WK리그 역시 세계적 표준과 발맞추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연합뉴스출처 : 경남도민신문(http://www.gndo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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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임 윤덕여 감독도 공감…“WK리그서 중요”
▲ 애국가 부르는 콜린 벨 감독. /연합뉴스60대의 독일계 영국인 벨 감독은 한국, 그리고 한국 여자축구에 대한 애정이 깊다.
2019년 지휘봉을 잡은 벨 감독은 언제부턴가는 짧게나마 준비해온 한국어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기 시작했다.
2023 호주·뉴질랜드 국제축구연맹(FIFA) 여자 월드컵 첫 경기를 하루 앞둔 지난 24일 열린 기자회견에 참석한 벨 감독은 팀을 각별히 아낀다고 세계 취재진 앞에서 고백하기도 했다.
벨 감독은 "한국에서 정말 잘 지내고 있고, 내게는 세계에서 가장 좋은 곳이 아닐까 한다"며 "우리 한국팀을 너무나도 사랑한다. 이런 생각을 항상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그런 벨 감독이라도 수장으로서 우리나라 여자축구의 전반적 수준에 대한 답답함은 완전히 숨길 수는 없는 모양이다.
2014-2015시즌 독일 프랑크푸르트를 유럽축구연맹(UEFA) 여자챔피언스리그 우승으로 이끈 벨 감독은 유럽 선수들과 호흡을 맞추다 한국으로 넘어왔다.
유럽에 비하면 전력 강화를 위해 손대야 할 부분이 많겠지만, 벨 감독은 우선 '체력'을 강조했다.
체격에서 세계 강호들에 밀리는 한국 선수가 경쟁력을 갖출 방법은 체력뿐이라는 판단에서다. 이런 지론이 압축된 표현이 ‘고강도’다.
훈련 때부터 강도 높게 선수들을 몰아붙여 경기 중 더 많은 스프린트를 선보일 체력적 기반을 닦는다.
전력 질주 횟수가 늘면 체격이 작아도 공수 전환 속도를 높일 수 있다. 공세를 펼 때는 날카로워지고 수세에 몰릴 때도 수월히 막아낸다.
이런 구상이 월드컵 첫 경기 상대 콜롬비아를 상대로는 통하지 않았다.
후반 들어 움직임이 굼떠진 ‘가상 콜롬비아’ 아이티와 달리 콜롬비아 선수들은 경기 막판까지 지치지 않고 운동량, 속도를 유지했다.
25일 콜롬비아에 0-2로 완패한 후 기자회견에 나선 벨 감독에게 '고강도 전략'이 세계 무대에서 통하지 않은 이유를 물었다.
사실 벨 감독은 여러 번 유사한 답변을 내놨었다.
지난 22일 이번 월드컵 기간 전용 훈련장인 시드니 외곽의 캠벨타운 스포츠 스티다움에서도 고강도 훈련의 성과에 만족하냐는 질문에 '전제'를 붙여 답했다.
당시 벨 감독은 “처음에 선수들이 보여준 체력 수준을 생각하면 할 수 있는 선까지 향상했다”며 “당연한 말이겠지만, (훈련을 시작하기 이전에) 선수의 체력이 더 좋았다면 더 많은 것을 이뤄낼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고강도 훈련’이라는 개념이 흐릿한 한국 여자축구의 전반적 여건, 환경, 문화에 대한 아쉬움을 지우지 못한 것이다.
여자 실업축구 WK리그 세종 스포츠토토를 이끄는 윤덕여 감독도 벨 감독의 ‘아쉬움’에 공감한다.
2015, 2019 월드컵 당시 대표팀을 이끈 윤덕여 감독은 FIFA의 콘텐츠 플랫폼인 FIFA+와 인터뷰에서 “세계적으로 이전보다 (경기가) 역동적이고 남자축구와 비슷해지는 현상을 볼 수 있다”며 “체력적 문제가 가장 중요해졌다”고 말했다.
이어 “내가 대표팀에 있을 때도 이야기한 문제”라며 “미국 대표팀 데이터를 우리 선수들과 비교한 적 있다. 90분간 뛰는 양은 차이가 없었다. 중요한 건 정말 필요할 때 빠르게 드리블하고, 공수 전환 속도를 높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게 정상급 팀들과 차이점”이라며 “WK리그에서도 이런 부분이 실현돼야 한다. WK리그 자체적으로 이런 ‘고강도’의 경기 운영이 이뤄질 때 대표팀에서 상위 팀과 경기해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다”고 짚었다.
이는 정확히 벨 감독이 지난해 7월 파주 국가대표팀 트레이닝센터에서 취재진과 만나 강조한 내용과 겹친다.
당시 벨 감독은 수첩을 펴더니 적어둔 자료를 볼펜으로 두드리면서 WK리그와 해외 리그 사이 활동량 차이는 없지만 스프린트 횟수에서 큰 차이를 보인다고 말했다.
해외파가 많지 않은 상황에서 대표팀의 ‘토양’인 WK리그 역시 세계적 표준과 발맞추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연합뉴스
출처 : 경남도민신문(http://www.gndomin.com)